이제 대학교 2학년이 되는 늦깎이 대학생 친구와 저녁 약속을 잡았다. 학교 후문 쪽에 먹을 만한 곳이 많다기에 나갔지만, 막상 나가니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더라. 바람 부는 대로 거닐다가 나름 유명하다는 닭갈비 집이 눈에 띄기에 들어갔지.
맛있다는 소문을 많이 탄 음식점이라 그런지 5시 30분임에도 손님이 많았다. 우리는 -신발을 벗지 않고 앉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나서- 닭갈비 2인분을 주문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종업원 한 명이 닭갈비 살과 양배추가 담겨 있는 스테인리스 스틸 접시를 들고 와서 철판 위에 쏟았다. 그리곤 능숙한 가위질 솜씨로 먹기 좋은 크기로 닭갈비 살을 잘라나갔다. 살을 모두 자르자 양배추와 함께 섞어주곤 그 위에 스테인리스 스틸 접시를 냄비 뚜껑처럼 덮었다.
뭐... 여기까지는 일반 음식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손님이 많았던 터라 종업원들은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보통 닭갈비 집에선 닭갈비 뒤집어 주는 것을 종업원들이 해준다. 손님이 뒤집고 있으면 종업원이 쏜살같이 달려와서 뒤집어 준다. 다른 지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닭갈비 집 중 절반이 몰려 있다는 이곳 강원도 춘천에선 그렇다. 그리고 여기서 닭갈비를 셀 수 없을 만큼 먹어봤지만, 손님이 닭갈비를 뒤집도록 내버려두는 곳은 단 한 곳도 보지 못했다.
하여간, 종업원들이 바빠 보이고, 닭갈비 밑부분이 탈 것 같아 친구가 직접 볶으려고 위에 덮인 쟁반을 젓가락으로 드는 순간...
쟁반은 젓가락과 이별하고 내가 앉아 있는 테이블 아래로 떨어졌다. 그래서 당연히 집으려고 하는데 뒤에서 종업원이 말했다.
"제가 주울게요."
나는 종업원 친절하다... 라고 생각했다.
종업원은 내 밑에 떨어진 쟁반을 줍고 당연한 듯 닭갈비가 지글지글 익고 있는 철판 위에 다시 덮고 가는 것이었다.
.
.
.
.
.
.
.
난 내 눈앞에서 펼쳐진 이 광경을 보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말문이 막혀버렸다. 종업원이 쟁반을 덮고 내 뒤로 가는 동안에도 어안이 벙벙하여 그 쟁반을 쳐다만 보고 있었다. 개념이 얼마만큼 모자라야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는 용기가 나오는 걸까? 간혹 뇌가 없는 사람도 있다던데 이런 부류 더러 하는 말일까?
순간적으로 분노게이지가 차올랐고, 내 뒤로 지나가던 종업원을 향해 대단히 큰 소리로 소리쳤다.
"저기요!"
쌩~
"저기요!!"
쌩~
"저기요!!!!!!!!!!!!!!!!"
쌩~
"저기요!!"
쌩~
"저기요!!!!!!!!!!!!!!!!"
다른 테이블의 손님들이 쳐다볼 정도로 큰 목소리를 내어 세 번이나 불렀음에도 그 종업원은 끝까지 돌아보지도 않았다. 게다가 주방에 있던 다른 종업원도 그 종업원이 했던 이해할 수 없는 행위를 보았고, 내가 부르는 것도 보았음에도 방관만 하고 있었다.
잠시 후에 철판을 다시 내어갔고 사이다 한 병을 가져오면서 죄송하다는 말도 들었다.
하지만,
1. 손님 앞에서 땅에 떨어진 쟁반을 다시 음식 위에 덮는 행위
2. 손님이 매우 큰 목소리로 세 번 불렀음에도 의도적으로 무시한 행위
3. 이 행위를 방관한 다른 종업원의 행위
사과를 받긴 했지만 이 행위들이 왜 내 상식 수준에서는 이해되지 않는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