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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래돌이
[Gossip] Opera, 내 컴퓨터의 작은 사무실


[본 글은 월간 맥마당 07년 7월호에 공동 게재된 것임을 밝힙니다.]


Opera, 내 컴퓨터의 작은 사무실
 


PC 사용자들이 말하는 웹브라우저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가장 많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Microsoft Internet Explorer와 소스를 공개하고 Mac 사용자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있는 FireFox나 Opera와 같은 ‘기타 등등’의 웹브라우저가 있다. 필자는 애플의 웹브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츠 한 후, 버그로 인해 Oprea 아이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는데...

<Opera웹브라우저의 홈페이>



Opera와 만났을 때

사람들 중에는 하드웨어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직접 조립하는 것을 선호하거나 어떻게 하면 방 안의 분위기와 어울리도록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소프트웨어에 애정을 쏟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그도 그럴 것이, 하드웨어는 집안을 꾸미는데 한 몫하는 인테리어 소품이 되거나 패션 아이템이 될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는 오로지 도구에 불과하다는 인식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필자 역시 MacBook을 구입할 당시 하얀 살결과 아름다운 자태에서 뿜어져 나오는 지름신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지갑을 열었지만, 지금 눈 앞에 있는 MacBook은 '집➔실험실➔식당➔집'이라는 다소 거친 환경속에서 부실한 관리로 인해 여기저기 성한 구석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데다 수 차례의 분해조립으로 인해 내부에선 무언가 알 수 없는 것들이 굴러다니는 듯한 소리가 난다. 그렇지만 필자는 MacBook을 이렇게 험하게 사용하다가도 Opera 아이콘을 보고 있으면 귀여운 딸을 바라보는 아버지처럼 MacBook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메이저 소프트웨어도 아니고 웹브라우저라니? 설령 수백 가지 Add-on으로 화려하게 치장할 수 있는 Firefox나 애플하면 떠오르는 Safari라고 해도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인데, 그저 그런 대접을 받는 Opera? 이런 곤란한 녀석...’ 아마도 이런 말을 듣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확실히 기억은 안 나지만 어림잡아 5년정도 된 것 같다. 당시 같은 학교 학생으로부터 중고로 구입한 컴퓨터에서 처음 발견한 빨간색의 동그란 아이콘이 ‘있길래 그냥....’ 한 번 실행해 봤을뿐인데, 설마 그것이 Opera라는 새로운 세계의 땅을 밟는 도약이 될 줄 누가 알았으랴!


<Oprea 최신버전에서 선보인 스피드연결. 새로운 페이지를 열면 미리 등록된 9개의 사이트가 썸네일로 나온다. >




웹서핑은 거들뿐

Oprea가 웹브라우저라는 본래의 기능에만 충실했다면 그저 좋은 웹서핑의 도구로써 아주 잘 사용했겠지. 사실, Oprea는 필자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본래 기능+α’의 한 부류이지만, 이런저런 자잘한 기능을 넣고 몸집만 불리는 다른 응용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Oprea에 들어 있는 각종 도구는 인터넷을 하는데 꼭 필요하거나 도움이 되는 것이기에 그 수많은 기능을 잘 활용하면 속이 꽉 찬 웹서핑을 할 수 있다. 웹브라우저는 웹브라우저답게 웹페이지만 잘 보여주면 만사 오케이가 아니란 말씀이란 뜻이다. 이메일이나 주소록, 채팅, 뉴스그룹, RSS, 마우스제스쳐, 메모장, 비트토렌트, 음성 명령 등의 Oprea가 기본으로 갖추고 있는 모든 기능들을 일일이 소개하기는 어렵지만, 수 많은 인터넷 도구를 내장하면서도 Add-on이 설치되지 않은 Firefox보다 용량이 작다.
필자에게 있어 Oprea는 웹브라우저 그 이상의 것으로 사용되고 있다. 아이콘을 눌러 실행했을 때 펼쳐지는 화면은 아무리 봐도 웹브라우저라기보다는 작은 데스크탑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POP3 이메일을 연동해 브라우저상에서 실시간으로 메일을 받아 확인할 수 있으며, 급히 메모할 일이 있으면 그 즉시 메모가 가능하고 비트토렌트가 내장되어 있어 필요한 파일은 제작사 홈페이지를 찾지 않고도 주소창에서 파일을 검색하여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Oprea는 버전8까지는 39달러를 주고 사야 하는 상용 브라우저였다. 1%도 안 되는 눈물 나는 점유율을 가진 주제에 감히 돈을 받고 팔았던 것이다. 돈을 내지 않으면 브라우저 귀퉁이에 배너 광고를 구독해야 했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그만큼 Opera의 품질에 자신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실 Oprea는 제작사 홈페이지에도 밝힌 것처럼 정보를 빠르게 수집해 필요한 것을 메모하고, 그 자리에서 이메일을 전송하는 등 여러가지 작업을 동시에 해야 하는 대학생이나, 기자를 타겟으로 개발됐다. 혹자는 Firefox도 Add-on을 설치하면 Oprea 못지않게 사용할 수 있다고도 한다. 그러나 Oprea는 브라우저 설치가 끝나는 순간 이 모든 기능을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생활패턴이 귀차니즘으로 똘똘 뭉친 사용자들에게 적당하지 않을까. 엄청난 수의 스킨을 사용해 브라우저의 모양을 원하는대로 바꾸고 커뮤니티 기능을 사용하면 세계 곳곳에서 현재 Opera를 사용 중인 유저들과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베트남 주부가 블로깅한 쌀국수 레시피를 읽어보거나 폴란드의 대학생이 기숙사 친구들과 찍은 사진에 댓글을 달아 줄 수도 있다.



너, 왜 이러니?

그러던 어느 날... 필자와 수년을 동거해 온 Oprea가 어느 순간 변심하기 시작했다. Oprea에 애정이 있다보니 사소한 업데이트도 놓치지 않고 설치하는 편인데, 버전9.2 업데이트를 설치한 다음부터 Windows나 Mac 버전을 가리지 않고 글자가 중복돼 입력되는 ‘말더듬’ 버그가 생긴 것이다. 가가나나다다라라.... 다른 언어는 정상적으로 입력되는데, 유독 한글을 사용할때만 이런 현상이 생기다보니 배신당한 기분마저 들었다. 함께 오래 살면 정이 든다는 말처럼 이제 와서 다른 브라우저를 선택하기도 찜찜했고 이번 버그와 함께 업데이트된 스피드 연결 기능에 이미 길들여져 다음 업데이트에서 해결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버그는 수정되지 않았다. 아무래도 브라우저를 갈아타라는 계시인가보다. 이번에 새로 업데이트 된 Netscape Navigator나 Firefox도 사용해 봤지만, 그래도 Mac을 사용하는 이상 Safari를 써줘야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Safari로 스위칭했는데, 애플UI 답게 적응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노트장의 메모를 모두 스티커로 가져오고 Oprea와 연동해 사용하고 있던 네이버 이메일 계정을 Mail에 등록해야 하는 등 Oprea의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없기에 Safari를 적당히 사용했다간 실망만 할지도 몰라 처음부터 기능을 잘 파악하고 강력하게 사용하기로 했다.


<Opera웹 사이트에서는 한국 사용자들에게 많이 익숙한 커뮤니티 기능을 제공한다.>




머리가 나쁘면 고생합니다.

필자가 그럭저럭 성공적으로 스위칭했다고 스스로에게 칭찬하고 있을 무렵, 네이버 ‘MacBook을 쓰는 사람들’ 카페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Oprea 업데이트를 설치했다가 한글 입력 문제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운그레이드 했어요.” 콰쾅~! 쾅쾅쾅! 이미 내 머릿속은 천둥이 치고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었다.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옛 어르신들의 말씀이 혹시 필자를 두고 한 말이 아닌가 잠시 생각해보기도 했다. 스피드 연결 기능을 포기하기 싫어 한글 입력 문제를 감수하고 사용하다, 결국 선택한 방법이 Oprea의 모든 기능을 버리고 다른 브라우저로 넘어갔는데 ‘다운 그레이드’라는 간단한 방법이 있었다는걸 잊어버리고 있었다니... 할 말이 없었다.

Safari 같은 좋은 브라우저를 경험했다고 애써 자위하면서 다시 한글 입력 문제가 없는 이전 버전의 Oprea를 설치했다. 이메일 계정을 설정하고 즐겨찾기를 정리하는 등, 모든 설정을 입맛에 맞게 고치고 다시 만난 Oprea는 “안녕~”이라고 미소 지으며 인사하는 것처럼 보였다. Safari에겐 미안하지만 삽질했다는 허탈감은 어느새 사라지고 필자도 Oprea에게 활짝 웃어 대답했다. ‘다시 만나 반가워~!’

맥용 Oprea의 장점 : 다양한 기능을 갖춘 All in one 브라우저이면서도 용량이 매우 작다. 한꺼번에 여러개의 탭을 열 수 있는 세션/ 스피드연결, 엄청나게 자유로운 UI, 브라우저 내에서 음성인식지원
단점 : 최신 버전의 한글 버그와 거북이 속도는 어떻게 좀 안되겠니?(Windows용 Opera는 광)


by 고래돌이 | 2007/08/04 14:19 | Mac의 장 :: Gossip | 트랙백 | 핑백(1) | 덧글(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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